Frankie (2021)
*프랭키 이야기: 프랭키는 나만 볼 수 있는 친구였다. 내 친구들은 프랭키의 존재를 믿지 않았고 종종 프랭키를 관통하며 지나가기도 했다. 프랭키는 내 친구들을 겁냈다. 이따금 프랭키는 수업에 따라와 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내가 공을 차려고 할 때 발을 거는 식으로 새 친구 만드는 일을 방해했다. 외로운 내 생일날, 나는 생일 초에 대고 프랭키가 사라지기를 기도했다. 프랭키에게 너를 믿는 꼬마를 찾으라고 말했다. 널 더는 믿지 않는다고. 그러니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나는 그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내가 프랭키를 쳐다보지 않자 프랭키는 점점 반투명해졌고 어느 순간부터 무엇도 들리지 않았으며 내 시야에서 점점 사라졌다. 그러니까 프랭키라는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건 처음부터 진짜가 아니었으니까.
물리적인 원인은 알지만 명료하지 않고, 남아 있는 흔적으로 현상을 증명하기 부족한 장면들을 상상하기 시작했을 때 인터넷을 떠돌던 *프랭키 이야기를 접했다. 이 존재들은 무엇일까? 뭐라고 불러야 할까? 함께 있지만, 느낄 수 있지만, 차마 언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빈칸으로서의 존재들, 빈칸들, 물음표 끝에 우리는 이 존재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김유자는 개인적인 악몽의 경험에서 출발하여 자고 일어났을 때 몸에 생긴 흔적과 달라진 사물의 온도를 포착한다. 신체 내외부에 발생한 위화감을 가시화하는 작업은 빈칸이 지나간 자리에 새겨진 촉각적 심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정적 속의 떨림을 사진으로 구현한다. 그에게 악몽은 전복의 감각을 품고 있는 곳이다. 악몽의 감각에서 촉발된 대상은 서늘한 긴장감을 지닌 동시에 온기를 머금은 존재로 전환될 가능성을 암시한다.
**ORB는 신체 내외부를 떠돌며 예기치 않은 흔적을 남기는 빈칸들에 대한 각자의 탐구를 전개한다. 유령과도 같은 빈칸의 존재를 표면화하는 탐구는 피부에서 시작하여 신체 감각 내외부로 확장하고 이후 신체가 지각하지 못하는 풍경—기계가 포착한 이미지들로 느슨하게 연결된다. 3인의 작가는 살갗 안팎의 세계를 투과하는 빈칸의 모호함을 의도적으로 분명하게 만들거나 하나의 현상으로 귀결되도록 유도하는 대신, 자유롭게 신체 내외부를 경유하던 빈칸의 잔상을 바라본다. 손에 잡히지 않은 형태로 빈칸은 우리를 맴돌며 스쳐간다. 찰나의 스침은 빈칸과 우리가 유일하게 연결될 수 있는 언어이며 또 다른 존재와 세계의 가능성을 귀띔하는 웅얼거림이다.
**ORB(오르브)는 심령현상 중 하나인 ORB현상에 착안해 만들어진 창작자 그룹으로, 사진과 영상을 주 매체로 사용하는 작가 3인(김유자, 박정연, 홍영주)으로 구성되었다. 미스테리하고 희미한 구체가 카메라에 의해 포착되는 현상을 지시하는 ORB처럼 불분명하다고 혹은 형태가 없다고 여겨지는 존재와 감각을 자유롭게 탐구하고자 한다.
나는 그가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내가 프랭키를 쳐다보지 않자 프랭키는 점점 반투명해졌고 어느 순간부터 무엇도 들리지 않았으며 내 시야에서 점점 사라졌다. 그러니까 프랭키라는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건 처음부터 진짜가 아니었으니까.
물리적인 원인은 알지만 명료하지 않고, 남아 있는 흔적으로 현상을 증명하기 부족한 장면들을 상상하기 시작했을 때 인터넷을 떠돌던 *프랭키 이야기를 접했다. 이 존재들은 무엇일까? 뭐라고 불러야 할까? 함께 있지만, 느낄 수 있지만, 차마 언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빈칸으로서의 존재들, 빈칸들, 물음표 끝에 우리는 이 존재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김유자는 개인적인 악몽의 경험에서 출발하여 자고 일어났을 때 몸에 생긴 흔적과 달라진 사물의 온도를 포착한다. 신체 내외부에 발생한 위화감을 가시화하는 작업은 빈칸이 지나간 자리에 새겨진 촉각적 심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정적 속의 떨림을 사진으로 구현한다. 그에게 악몽은 전복의 감각을 품고 있는 곳이다. 악몽의 감각에서 촉발된 대상은 서늘한 긴장감을 지닌 동시에 온기를 머금은 존재로 전환될 가능성을 암시한다.
**ORB는 신체 내외부를 떠돌며 예기치 않은 흔적을 남기는 빈칸들에 대한 각자의 탐구를 전개한다. 유령과도 같은 빈칸의 존재를 표면화하는 탐구는 피부에서 시작하여 신체 감각 내외부로 확장하고 이후 신체가 지각하지 못하는 풍경—기계가 포착한 이미지들로 느슨하게 연결된다. 3인의 작가는 살갗 안팎의 세계를 투과하는 빈칸의 모호함을 의도적으로 분명하게 만들거나 하나의 현상으로 귀결되도록 유도하는 대신, 자유롭게 신체 내외부를 경유하던 빈칸의 잔상을 바라본다. 손에 잡히지 않은 형태로 빈칸은 우리를 맴돌며 스쳐간다. 찰나의 스침은 빈칸과 우리가 유일하게 연결될 수 있는 언어이며 또 다른 존재와 세계의 가능성을 귀띔하는 웅얼거림이다.
**ORB(오르브)는 심령현상 중 하나인 ORB현상에 착안해 만들어진 창작자 그룹으로, 사진과 영상을 주 매체로 사용하는 작가 3인(김유자, 박정연, 홍영주)으로 구성되었다. 미스테리하고 희미한 구체가 카메라에 의해 포착되는 현상을 지시하는 ORB처럼 불분명하다고 혹은 형태가 없다고 여겨지는 존재와 감각을 자유롭게 탐구하고자 한다.
* Frankie Story: Frankie was my friend whom I only can see. All my friends didn’t believe the presence of him, and even sometimes, they passed through him. Frankie was scared my friends. Sometimes, he followed my class then interfered me to have new friends like shouting suddenly, stepping on my foot when I tried to kick the ball. On my lonely birthday, I made wished that please Frankie is gone. I told Frankie that please find friends who believe your presence and I don’t believe you so please don’t show up in front of me again.
I pretended as if he is not here. Since I did not look him, he gradually became more translucent, then eventually I didn’t hear anything then he completely was gone in front of my eyes. In other words, Frankie has not existed from the first. Because it was not real from the first.
When we begin to imagine scenes where the physical cause was not clear though we understand, and the phenomenon with remaining traces is hard to explain, we accidentally found “Frankie Story” online. What are these beings? How should we call this? we wanted to talk about all beings as blanks, other blanks, and questions that can’t be explained in language although they are with us and we even feel.
When Yuja Kim started from her personal experience of the nightmare then wake up from sleep, she captures the different temperature of things and the traces on her body. Her work, which visualizes the incompatibility that occurred inside and outside her body, is embodied as the photo of shaking in the static by actively utilizing the tactile image carved in the place where the blanks have passed. For Yuja, the nightmare is the place where she have a sense of overthrow. The object triggered by the sense of the nightmare implies the possibility that the beings will be converted into a warm status with having a cool tension.
ORB(Yuja Kim·Jung-yeon Park·Yeong-ju Hong) develops their exploration about the blanks leaving unexpected traces from inside to outside the body. The exploration to surface beings of the blank like a ghost starts from the skin then expands inside and outside the body, then it connects with the scenery that is not perceived by the body—the images that are captured by the machine. 3 artists freely look at the afterimage of the blank passing through the inside and outside of the body rather than intentionally make the ambiguity of the blank that penetrates inside and outside of the skin or induce to result in a phenomenon. The blanks hover around us as the forms that we can’t reach. The instant glance is not only language that is connected by us to blank, but also the murmur that gives hints for another being and the possibility of the world.
* atbest, ‘The Entirely False and Completely Made-Up Story of Frankie’, Reddit. 2021. 3. 23.
Frankie, N/A, 2021. 7. 22 - 2021. 8. 14 curated by ORB